뉴욕시간으로 8월18일 저녁에 엄청 충격적인 보도자료를 길리어드 (Gilead/GILD)와 갈라파고스 (Galapagos / GLPG)가 발표했습니다.

바로 두회사가 파트너십으로 개발중인 filgotinib (필고티닙)이 FDA로 부터 현재 상태로는 승인이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내용이였습니다.

필고티닙은 JAKi(JAK inhibitior)로써 갈라파고스가 개발하고 길리어드가 라이센스한 신약입니다. 길리어드가 작년에 길리어드가 유럽의 바이오텍 강자인 갈라파고스에 $39.5억달러 (4조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지불하고 $15억 달러 (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파트너쉽의 중심 자산으로 시장에서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약이였습니다.

필고티닙은 사실 시장에 4번째로 출시되는 JAKi약이기때문에 기존 JAK (Abbvie의 Rinvoq, Lilly의 Olumiant, 그리고 Pfizer의 Xeljanz)에 비해서 늦게 출시가 되지만 투자자들은 여태까지 본 데이터를 통해서 다른 JAK보다 좋은 안전 데이터가 있다고 생각하며 성공적으로 약이 출시될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아래의 자료를 보시면 경영진도 필고티닙의 안정성을 부각시키며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올리는데 일조했습니다.

이렇게 안정성을 얘기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필고티닙의 differentiation/특수성을 얘기했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FDA는 필고티닙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현재 상태로 승인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낸 것 이였습니다.

특히나 처음 indication인 류마티즘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다음 indication이고 더 큰 매출기회가 있는 ulcerative colitis (궤양성 대장염)나 crohn's disease (크론병)에 아주 중요한 200mg에 대해서 FDA가 concern / 염려된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필고티닙의 중장기 매출에 대한 의문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이 열리자마자 코로나때의 저점보다 더 밑으로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혹자는 지금 주가를 보고서 코로나때의 저점보다 더 밑으로 내려가면 들어가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요. 저는 여기서 당분간 주가가 많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6개월동안 갈라파고스의 주식 스토리 / equity story / 에쿼티 스토리를 바꿔줄 수 있는 재료가 없고 그런 재료가 없으면 수급이 계속 악화될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갈라파고스는 오늘 이벤트를 통해서 당분간의 스토리가 완전히 꺽이게 되었습니다. 아래에 제가 간단히 정리해보았는데요. 결국에는 경영진에 대한 믿음과 그리고 그 믿음을 기반한 플랫폼 가치와 파이프라인 가치가 오늘 박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에는 갈라파고스의 주가가 다시 오르기위해서는 경영진에 대한 믿음을 다시 되돌리는게 중요한데요.

투자자들의 믿음을 잃은 경영진은 다시 획기적인 실적을 보여줘야합니다. 하지만 2020년이 끝날때까지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릴수 있는 이벤트가 없습니다.

아래 차트를 보시면 다양한 이벤트가 있지만 불행히도 모두 임상 2상에 IPF/OA 같은 임상리스크가 높은 데이터 발표라서 주가를 크게 움직일수 있는 재료가 없네요.

주식이 당분간 오를 재료가 없다고 생각하면 안타깝게도 롱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서 공매포지션을 항상 찾아서 헤메는 하이에나같은 헤지펀드들의 재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주가 상승재료가 없고 에쿼티 스토리가 완전히 깨져버린 갈라파고스는 헤지펀드들의 공매와 실망한 투자자들의 투매로 당분간 수급이 굉장히 좋지 않아서 당분간은 오르기 어려울 것같다는게 저의 판단입니다.

주식을 투자할때는 항상 이번 이벤트가 끝나고 앞으로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지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이벤트가 일어나고서 앞으로 그 회사의 업데이트들을 보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느냐가 그 이벤트 이후의 수급을 정하고 그리고 그 수급이 주가흐름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여러분도 주식을 투자하실때 주가움직임에 반응하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이벤트가 생긴뒤에는 다음 이벤트가 어떤것인지 그리고 그 이벤트는 그 회사의 스토리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지 생각하시고 투자해보세요!

여러분 오늘 새로운 것을 배우셨다면 공감/댓글 부탁드려요 -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갈라파고스에(Galapagos / GLPG) 이어서 바이오마린 (Biomarin / BMRN)의 혁신적인 혈우병 신약인 Roctavian/록타비안 승인을 FDA에서 거절했습니다.

갈라파고스와 바이오마린 둘다 경영진이 FDA승인에 대해서 너무나 장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특히 더 심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이오마린 같은 경우에는 거의 -35%나 빠졌지만 이 회사의 주가 또한 갈라파고스와 비슷한 이유로 주가 회복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당분간 수급은 아래의 이유로 별로 안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 추락

바이오마린은 FDA의 승인예정일 (PDUFA date)의 직전주까지 지속적으로 기관투자자들과 하는 미팅을 진행했었는데요. 미팅에서 경영진은 지난 6개월간에 말해온 것 처럼 록타비안의 승인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거절했지만 승인에 자신있다는 얘기를 하고 동시에 시장의 기대치인 컨센서스보다 더 좋은 매출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었습니다.

유전자치료제는 워낙 복잡하다보니 보통은 투자자들이 걱정을 하지만 바이오마린은 다양한 치료제에 대한 승인 경험도 있고 워낙 경영진이 자신있게 얘기하다보니 투자자들의 포커스는 승인에 대한 걱정은 아예 없고 초기 매출이 어느정도 나올 것이냐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록타비안이 2021년부터 어떻게 바이오마린의 성장 전망을 바꿀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도 많았습니다.

혈우병시장 규모가 엄청나다고도 발표했었습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가장 중요한 FDA는 생각을 다르게 하고 있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승인이 늦춰지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수준으로 생각했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FDA에서 시설검사를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습니다). FDA는 바이오마린에서 임상 3상을 다 마무리하고 모든 환자에 대해서 2년 추적데이터가 마무리되면 그때 다시 승인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하루 아침만에 2020년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약이 2022년/2023년 출시로 미뤄진 것이지요.

여기서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는 FDA는 어느정도 넌지시 메시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FDA는 생산시설에 대한 검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FDA는 승인계획이 없으면 아예 생산시설 검사를 하지않습니다- 시간낭비이니까요), 바이오마린은 투자자들에게 승인에 대해서 자신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던 것이지요.

이건 사실 경영진에 많이 의존해야할수밖에 없는 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괘씸죄로 여겨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다시 경영진을 믿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이렇게 중요한 사건이 터지면 투자자 컨퍼런스콜을 하는 것이 비해서 바이오마린은 컨퍼런스 콜도 하지 않으며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바이오마린의 유전자치료제 플랫폼에 대한 가치 하락

최근에 다양한 유전자 치료 회사들이 대형 제약회사들에게 피인수되거나 (Audentes, Avexis, Nightstar) 대형 파트너쉽을 체결하며 (QURE) 바이오마린이 갖고 있는 유전자치료제 플랫폼에 대한 가치는 어느정도 되는가에 대한 것도 투자자들의 토론 주제였는데요.

동시에 어떤 큰 제약회사가 록타비안이 성공적으로 출시되면 바이오마린을 인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바이오마린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마린은 승인을 거부 받았고 그 이유가 Phase1/2와 Phase3 데이터에 대한 불일치성으로 드러나며 바이오마린의 피인수설과 유전자 치료제 플랫폼에 대한 의구심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더이상 믿기 어려운 경영진 또한 플랫폼 가치에 악재라고 생각합니다.

록타비안이 없는 나머지 비지니스는 코로나에 취약합니다

록타비안에 대한 엄청난 기대감 때문에 투자자들은 바이오마린의 기존 사업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 록타비안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에는 투자자들은 기존 사업의 실적에 다시 신경써야하는데요. 대부분이 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 / 효소보충요법 약인 바이오마린의 기존사업은 매번 몇시간에 걸친 IV투여이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특히 지금 코로나 상황이 제일 좋지 않는 남아메리카에 비중도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 13%의 매출이 남미에서 나왔습니다).

 

실질적으로 매출 멀티플 (revenue multiple)로 거래되는 성장기업이 앞으로 2-3년동안 성장이 꺽이거나, 꺽일 것으로 예상되면 그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는 거의 없습니다. 싸서 산다는 생각을 할수는 있지만.. 현금흐름이 거의 없는 기업에는 그 누구도 확실하게 여기가 바닥이다! 라고 외칠수 없습니다.

보통 헤지펀드에서는 현재 잉여현금흐름 수익률 (free cash flow yield)이 10%다 아니면 배당 수익률이 11%다 하면서 바닥을 논하지만... 그 둘다 마이너스이거나 없는 성장주에게 성장이 멈춘다는 것은 (비록 2-3년뒤에 다시 오른다고 예상되더라도) 정말 어려운 상황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난 그럼 2-3년 뒤에 이 주식을 사면 되는 것이니까요.

바이오마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바이오마린은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의 강자로 올라 올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2-3년뒤에는 다른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들이 많이 따라와서 바이오마린이 가질수 있었던 압도적 선두 위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네요. 그래서 어제 후발주자로 예상되었던 상가모의 주가가 많이 올랐었죠.

당분간은 이 주식 또한 헤지펀드들이 롱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한 안전한 공매와 실망한 투자자들의 투매로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네요.

오늘 글을 재밌게 읽으셨거나 새로 배우신게 있으셨다면 공감/댓글 부탁드립니다 -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