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Vertex Pharmaceuticals (Vertex / 버텍스)가 발표한 짤막한 보도자료가 지금 주가를 완전 박살내고 있습니다.

바로 alpha-1 antitripsin deficiency (AATD)를 치료하는 VX-814 프로그램이 2상에서 중단되었다는 소식인데요. 일반적으로는 임상 2상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것으로는 주가가 많이 움직이지 않는데... 버텍스의 경우에는 지금 -20% 하락하며 제대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현재 -20%가 하락한 상황에서 시가총액이 560억 달러에 상당하니 어제 뉴스로 하루만에 무려 140억달러에 달하는 시가 총액이 사라진 셈입니다.

임상 2상 프로그램이 갑자기 중단된 것만으로 시가총액의 20% / 140억 달러 / 15조원이상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렸습니다.

근데 저는 여기서 주워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같았으면 -20%하락한다면 바로 주워담는 경우가 많지만 어느누구도 선뜻나서고 있지 않는데요 - 여기서는 바이오텍 특유의 투자 및 트레이딩에 대한 시사점이 있어서 이렇게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거의 모든 기관투자자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주식을 토해내며 주가하락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왜 버텍스 주가는 -20%나 빠졌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1) 경영진에 대한 신뢰 상실, 2) Cystic Fibrosis 이후에 대한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 3) 플랫폼 가치 하락이 오늘 하루만에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경영진에 대한 신뢰상실

버텍스 경영진은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신뢰받고 있는 경영진입니다. Cystic fibrosis 사업부의 매출은 거의 매분기마다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실적에 대한 신뢰도 쌓여있고, Cystic fibrosis 파이프라인 개발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신약개발에 대한 신뢰도 높았습니다.

높은 신뢰도를 가진 경영진이 불과 한달전에 기관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 AATD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는데 한달만에 이런 최악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갖고 투매에 나설수있습니다.

2) Cystic fibrosis 사업 이후에 대한 성장동력에 대한 의구심

버텍스는 Cystic fibrosis에서 유아독존과 같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ystic fibrosis 약은 cystic fibrosis환자에만 쓰일수 있기때문에 성장성이 어느정도 제한적입니다. 동시에 버텍스의 성공을 지켜보고 다양한 제약사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위해서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투자자들의 걱정을 잠재워줄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AATD프로그램이였습니다. 비록 2차 물질의 임상프로그램은 계속된다고 하지만 1차물질이 실패한 상황에 2차물질에 큰 기대를 거는 투자자는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버텍스는 화학약물 (small molecule) 전문회사입니다. 특허보호가 끝나면 복제약 리스크가 굉장히 높기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더 좋은 약물을 개발해야합니다.

3) 신약개발 플랫폼가치 하락

투자자들은 버텍스가 지속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수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버텍스의 신약개발 엔진에 대한 신뢰가 높았기 때문에 안전히 자본을 버텍스에 넣어둘수 있었것입니다. 하지만 버텍스가 처음으로 Cystic fibrosis이외의 개발에 나선 프로그램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마당에 버텍스의 지속적인 신약 개발 능력 및 엔진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며 신약개발 플랫폼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 버텍스 주가는 앞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인가?

이번 이벤트로 생긴 버텍스의 이미지 회복에는 오랜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에 한분기 실적이 안좋더라도 투자자로써 다음 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지금을 기회로 매수에 나서겠지만 이번 이슈는 분기실적과 같은 단기적요소가 아니기때문입니다.

동시에 투자자의 관심분야가 이제 Cystic fibrosis로 100% 전념하게되며 경쟁기업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이 증폭되며 더이상 마음편하게 투자를 할수있는 종목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다른 유명한 가치주 투자 헤지펀드에서 근무한 친구와 얘기를 했는데 가치주 헤지펀드들이 버텍스 공매에 나설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현재 밸류에이션은 가치주 수준의 밸류에이션도 아니고 성장주로써 성장 동력을 잃었기에 가치주 밸류에이션 레벨로 하락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200 까지도 하락할수 있는 상황이 나오는 것이지요.

마치며..

장기투자와 헤지펀드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던 버텍스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저도 사실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만큼 신약 개발이 어렵다는 것으로도 풀이가 되기도 하구요. 장기적으로는 버텍스가 돌아올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저는 신약개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치료분야인 항암제 아니면 치료방법 (RNA치료제 경우에는 그냥 유전자 발현을 막아주기 때문에 리스트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에 플랫폼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요즘 코로나와 미국정부의 stimulus 관련 뉴스덕분에 좋은 플랫폼 기업을 싸게 모을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열심히 매수중입니다. 여러분도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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